페르시아어 수업 영화정보 출연배우 등장인물 줄거리 리뷰 및 평점
안녕하세요. 예술을 리뷰하는 사람 '예리사'입니다.
오늘은 리뷰해 볼 영화는 유대인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입니다.
'모래와 안개의 집, 바이 미, 인 블룸'을 연출했던 바딤 피얼먼 감독이 연출을 맡았네요.
INFORMATION
개봉 : 2020년 9월 24일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 전쟁
러닝타임 : 128분
국가 : 독일
CAST MEMBERS
질 - 나우엘 페레스 비스카야르트
SCENARIO
어딘가로 끌려가는 유대인들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주인공인 질에게 페르시아 초본을 주며 샌드위치 반쪽과 바꾸자고 하는 사람이 있네요.
솔직히 책이 전혀 필요 없지만 너무 간절한 눈빛에 어쩔 수 없이 샌드위치를 나눠주게 되네요.
사실 그들이 끌려가던 곳은 유대인 총살 현장.
질은 눈치를 채고 미리 눕지만 병사가 보게 됩니다.
총살당하기 직전 질은 자신은 페르시아인이라며 아까 받았던 초본을 보여줍니다.
마침 그들의 상관 대위가 페르시아인을 데려오면 고기 통조림 10개를 주기로 했고 병사는 그를 데리고 갑니다.
레자라고 적힌 초판본을 보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대위.
대위는 페르시아어 공부를 하는 중이었고 좀 더 정확히 알려줄 페르시아 로컬이 필요했어요.
일단 질의 이름을 레자라고 부르며 페르시아인으로 취급하긴 하지만 아직 믿지는 못하는 눈치입니다.
데려온 병사에게도 고기 통조림 10개 중 2개만 준비해 주네요.
가짜 페르시아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대위
과연 유대인임을 들키지 않고 질은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을까요?
REVIEW(스포주의)
바딤 피얼먼 감독의 페르시아어 수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의 어두운 현실을 그리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인간성, 생존 본능, 그리고 아이러니한 유머를 통해 관객을 깊이 매료시키는 영화입니다. 독특한 설정과 함께 진행되는 이 영화는 언어와 정체성을 둘러싼 긴장감 속에서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보여줍니다. 이제 이 영화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여타 영화들과 비교하며 장단점을 살펴보겠습니다.
페르시아어 수업의 주인공 질은 유대인으로, 전쟁 중 독일군에게 붙잡히지만 우연히 “페르시아인”이라는 거짓말을 통해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이 거짓말은 영화의 주요 갈등을 만들어내는데, 질은 이제 SS 장교 코흐에게 페르시아어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문제는, 질은 페르시아어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언어를 스스로 창조해 가르쳐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 전체에 지속적인 긴장감을 부여하며, 관객을 질의 위험천만한 여정에 몰입시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거짓된 언어가 창조되는 과정과 그것이 질과 코흐 사이에서 만들어내는 복잡한 관계에 있습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 가짜 언어는 그저 언어의 역할을 넘어서 질의 생존을 위한 필수 도구이자, 코흐의 트라우마와 결핍을 드러내는 매개체가 됩니다. 이를 통해 언어의 힘과 인간 심리의 이중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딤 피얼먼의 연출은 매우 세밀하고 섬세합니다. 그는 고요한 긴장감과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포착하며, 관객이 단순한 서사 너머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특히, 질이 언어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을 매우 실감 나게 묘사하며, 언어의 소리와 리듬을 통해 관객이 그 창조의 순간에 함께 참여하는 느낌을 줍니다. 이로 인해 관객은 단순히 사건을 지켜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인공의 심리적 고통과 생존을 위한 치열한 노력에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또한, 영화는 조명과 색감, 카메라 앵글을 통해 시각적 장치들을 훌륭하게 활용합니다. 질이 언어를 창조하는 장면에서는 주로 어두운 조명과 차가운 색감이 사용되어 불안한 긴장감을 더해주며, 반대로 코흐가 페르시아어에 흥미를 느끼는 장면에서는 따뜻한 톤의 조명으로 미묘한 아이러니를 표현합니다. 이러한 연출적 요소는 감정의 고조와 완화를 적절히 조율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르가 연기한 질은 영화의 중심축이 되는 인물로, 생존을 위한 치밀함과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고뇌가 돋보이는 인물입니다. 그의 연기는 섬세하고 강렬한데, 특히 고문을 당하거나 자신의 존재가 들킬 위기에 놓였을 때 보여주는 얼굴의 미세한 떨림과 눈빛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또한, 독일 장교 코흐를 연기한 라르스 아이딩거(Lars Eidinger)는 차갑고 잔혹하면서도 내면의 고독과 상처를 드러내는 연기를 선보입니다. 코흐는 겉으로는 잔인한 나치 장교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결핍과 고립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점이 그가 가짜 페르시아어에 몰입하게 만드는 이유로 작용합니다. 두 배우는 캐릭터 간의 복잡한 관계를 탁월하게 표현해 냈으며, 이를 통해 영화의 감정적 무게를 견고하게 받쳐줍니다.
페르시아어 수업은 언어와 정체성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다는 점에서 다른 홀로코스트 영화들과 구별됩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나 쉰들러 리스트와 비교하면, 이 영화는 전형적인 서사 구조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인간 심리와 언어의 힘에 집중합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가족의 사랑과 희생을 통해 감동을 자아내고, 쉰들러 리스트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강렬한 고증으로 관객을 압도합니다. 반면 페르시아어 수업은 고유한 거짓 언어라는 독창적 설정을 통해, 비현실적인 상황에서도 생존을 위한 끈질긴 의지와 인간성의 복잡성을 탐구합니다.
또한 페르시아어 수업은 관객에게 단순한 희생자와 가해자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인물의 복합적인 내면을 직시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코흐는 전형적인 악당이라기보다는, 내면의 공허를 채우기 위해 질에게 집착하는 불완전한 인물입니다. 이 점에서 영화는 인간 내면의 복합성을 섬세하게 묘사한 사울의 아들과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울의 아들이 클로즈업과 한정된 시야를 통해 전쟁의 공포를 직설적으로 드러냈다면, 페르시아어 수업은 보다 은유적이고 우회적인 방식으로 공포와 희망을 동시에 제시합니다.
페르시아어 수업의 주요 장점은 독창적인 스토리와 섬세한 연출, 그리고 두 주연 배우의 강렬한 연기입니다. 언어 창조라는 설정은 매우 신선하며, 관객에게 전쟁 속에서 생존을 위해 기지를 발휘해야 하는 주인공의 절박함을 실감 나게 전달합니다. 또한 바딤 피얼먼 감독의 세심한 연출 덕분에 영화는 각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효과적으로 그려내며, 관객을 전쟁의 참혹함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반면 이 영화는 서사적 밀도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반복되는 언어 학습 장면들이 관객에게 약간의 지루함을 줄 수 있으며, 클라이맥스가 비교적 강렬하지 않아 감정적 폭발을 기대한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또한 나치 독일을 배경으로 한 홀로코스트 영화로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그 시대를 잘 모르는 관객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페르시아어 수업은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생존 본능과 내면의 복잡성을 심도 있게 탐구한 영화입니다. 언어와 정체성이라는 독창적 주제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관객에게 긴장감과 몰입감을 동시에 선사하며, 인물들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를 통해 전쟁 속에서조차 피어나는 인간의 감정을 탁월하게 그려냅니다. 완벽하지 않은 구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르시아어 수업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에서 전쟁과 인간 본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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